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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서바이벌: 생존의 땅 - 환경 주제를 담았지만, 게임은 답답하다.

by infantry0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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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력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지금은 '스타레일' 하나뿐이라 자잘하게 플레이할 만한 게임을 찾던 중에 만난 게임. '머지 서바이벌: 생존의 땅 (Merge Survival: Wasteland)'.

 감성적인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황폐화된 세계에서 생존하는 잔잔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해외 개발사의 작품이 아닌가 했지만, 네오위즈 자회사이자 국내 개발사인 '스틱키 핸즈(Sticky Hands)'에서 만든 게임이었다.

무엇보다 첫인상이 좋았던 것은 환경 문제를 통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라는 점이었다.
 주인공이 한 신비한 땅에 정착하고, 생존을 위해 조금씩 생필품을 만들며 발전해나가는 모습은 다른 머지 게임들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환경이라는 뭔가 주제 의식이 확실한 느낌을 주었으며...

일상 생활에서 할 수 있는 환경/생활 관련 팁과 게임 내 세계관을 보조해주는 조각들

  지금도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지구를 위해 경종을 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재활용이나 자잘한 환경 보호 팁 같은 걸 주는 모습은 굉장히 깨어있는 게임 '같은 느낌'을 줬다. 덕분에 플레이 초반에는 정말 숨겨진 보석을 찾은 것 같았다.

교훈적인 내용과 감성을 자극하는 그래픽, 간-단-한 퀘스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발전하는 정착지.
문제는 첫 인상의 그 느낌이 숙성 하기 전에 먼저 상하는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안 걸렸다는 것.

 

레벨 9지만 이제 스토리 상 4일차다. 자잘한 스토리를 위해 엄청 왔다갔다한다.

일단 머지 게임이란 게 무엇인가?
 같은 아이템을 합쳐 상위의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이런 아이템을 열심히 만들어 퀘스트에 필요한 아이템을 주고 스토리나 게임 단계를 진행하는데, 스토리와 함께 진행하는 머지 게임이 대부분 그렇듯이 보드와 정착지(또는 스테이지) 화면을 상당히 자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그 사이에 로딩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자잘한 로딩이 붙으면서 흐름이 끊어진다. 여타 머지 게임들에서 보는 단점을 그대로 이어가는 편. 뭐, 머지 게임 자체의 문제는 느긋하게 플레이하면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보드판이 가득 차게 만드는 건 선을 좀 많이 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초반 레벨 9지만 생산 아이템이 보드에 가득하다. 더구나 칸을 막고 있는 장애물은 업그레이드 레벨이 높은 편이거나 얻으려면 스토리를 상당히 진행해야만 한다.
 보조 칸은 게임 내에서 얻는 코인으로 해제할 수 있지만, 몇 개 해제하면 금방 코인 요구량이 수급량을 아득히 추월한다.

가뜩이나 칸과 에너지가 부족한데, 트리거까지 넣어서 착실하게 패키지 권유를 해준다.

 그러면 이제 익숙한 '패키지 권유'가 상당히 착실하게 지원된다. 보드판 확장(... 이게 된다고?)과 넉넉한 가방이라고 보조 가방도 패키지로 판다.
 여기에 기본 100이라 금방 동나는 에너지(번개표시 아이템. 1 생산 터치 = 1 에너지 사용)를 보충하는 용도로 광고 보기(광고보고 무료 아이템 얻기) 기능이 있는데, 이 광고 제거 기간제(...) 패키지는 덤.

...구조가 이상해. 무조건 노가다 뿐이다.

 게임 중에는 항상 이 부족한 보드에 쑤셔 넣으라고 무료 아이템과 별의별 이벤트 아이템, 탐험 아이템을 꾸역꾸역 담아준다. 거의 대부분 초반 퀘스트에 불필요하며 자리를 차지한다.

 

그래, 퀘스트에 필요한 아이템만 생산하면 되잖아?

 그럴 리가? 오늘의 할 일이나 1~2일 정도 진행되는 이벤트에서는 항상 뭔가 새로 만드는 걸 요구한다. 이쪽은 집요하게도 낮은 단계의 생산품을 요구하는 게 많아서 겸사겸사 완료해 볼까! 하는 순간 불필요한 물품이 늘어나고, 칸은 칸대로 소모된다.
 당연히 생산을 하면 에너지가 날아간다.

생산 중에는 광고를 보거나 보석을 사용해야 하는 '거품에 갇힌 물품'들이 튀어나와 짜증 수치를 2배로 올려준다.

뭔가 찾아와도 반갑지 않고, 추가 요소는 짜증난다. 저 보석으로 추가하는 건 단순한 대기열.

 어쨌든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점차 다른 생산용 오브젝트가 열리는데, 개인적으로 뭔가 미니 게임이 열리는 게 아닌가 했었다. 하지만, 이건 그 꽉 찬 보드에서 재료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유저를 약 올리는 추가 노가다 콘텐츠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퀘스트를 했는데, 게임 내 시간은 고작 1일 차가 지나갔을 때 맥이 탁 풀려버렸다. 사건-사건으로 이어지면 모르겠는데, 일차로 지나가다 보니 게임과 현실의 괴리감이 상당히 크다.

아니 행복 릴레이라면서? / 구멍이 있어도 이야기 자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 보조 가방 버려라...

 약탈자를 무서워하는 주인공이 정착지를 꾸미면서 조명을 장식하거나 게임 내내 등에 배낭을 지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등 한번 거슬리기 시작하자, 안 좋게 보이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게임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스토리나 주제는 괜찮지만, 머지 게임 특유의 답답함에 과금 게임의 단점이 집대성된 느낌이 강한 작품. 그래픽이나 조작감이 아니라 플레이 방식으로 이렇게 빨리 포기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닐까 싶다;;

 느긋하게 플레이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과감하게 팔아버리는 식으로 진행하면 어느 정도 보드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알 수 없는 아이템을 던져주면 팔지도 못하기에 결말은 같았을 것으로 보인다. 머지 게임은 노가다야 ㅠ_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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