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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샷 모음

샷건킹(Shotgun King) - 뭔가 아쉬운 로그라이크 게임

by infantry0 202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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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샷건킹: 마지막 체크메이트(Shotgun King: The Final Checkmate)는 프랑스 인디개발사 펑크케이크 델리슈(Punkcake Délicieux)에서 제작한 턴제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큰 관심은 없던 게임인데, 험블 초이스 구독 중에 딸려온 작품이다. 가볍게 플레이할 게임을 찾다 한번 해볼까 싶어 설치하고 플레이 중인 녀석.
 설치 용량 74메가 정도로 가볍고! 아담한 용량에 창모드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마우스 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 제작사명은 펀케이크, 딜리시유 / 델리시외, 딜리시외즈, 델리시우 등 매체마다 한글 표기가 다 다르다(...) 끙.
  스팀이나 itch.io에 등록된 게임들을 보면 상당한 다작을 하고 있다. 제작한 게임들은 대부분 아기자기한 게임들이 많은데, 샷건킹이 가장 성공작이 아닌가 싶다.

- 게임 제작 대회인 루덤 데어(Ludum Dare) 50회 Game Jam(팀부문) 우승작. 22년 4월 대회에서 우승하고, 22년 5월 스팀에 출시 했다. 그동안은 PC 버전만 있었지만 지난달 / 23년 8월에 콘솔판(플스, 엑박, 스위치)을 내놓았다.

 스팀에서 게임을 실행하면 CRT 필터 효과를 넣는 것과 필터 효과 없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 시작할 수 있다.
 고전 게임 느낌을 즐기려면 역시 라인 필터... 아니 CRT 필터가 좋지만, 에뮬 게임도 아닌 요즘 도트 게임에서는 오히려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옵션이기도 하다.

옵션에서 진짜 주의해서 볼 부분은 '무르기 횟수'로 초심자는 처음에 이걸 최대로 올리고 하는 게 편하다.

정의감 넘치는 주인공이 아니라...폭군인 흑색 킹이 샷건 하나 가지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스토리.

한글화가 잘되어 있기에 전반적인 플레이에 언어 장벽은 없다. 스토리, 옵션, 카드 설명도 번역 문제를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스토리상 주인공이라는 놈이 심히 글러먹은 폭군이고, 거의 샷건 하나 들고 죽기밖에 더하겠어? 하면서 백색 킹과 그 족속을 때려잡는 것이라 주인공에 이입하기는 힘들다.

 물론, 도입부와 엔딩을 빼면 텍스트가 거의 없어 감정이입까지 할 정도로 거창한 스토리는 없긴 하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지만,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복잡함을 넘어 목을 조여온다.

샷건킹은 기본적으로 체스 룰을 사용하는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처음에 이런 설명을 듣고는 게임이 너무 복잡하거나 딱딱하고, 어려운 게 아닐까 싶은 거부감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해보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반복적인 로그라이크 게임이라 체스를 몰라도 게임을 하다 보면 적당하게 룰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샷건을 사용해 원거리에서 상대를 박살 낼 수 있는 샷건킹만의 규칙이 있기 때문에 체스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기 때문.

마우스를 올리면 이동 방식이 표시된다. / 적 말을 잡으면 영혼 카드가 추가되고, 사용하면 1회 똑같이 이동 가능.

그래도, 기본적으로 체스를 알면 좀 더 판을 읽는 능력과 시야에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페이스는 처음에는 난해하게 보이지만, 적응하면 상당히 깔끔하다고 느껴진다.
- 좌,우 빈칸은 각각 우리의 주인공 흑색 킹과 적들이 받는 강화 카드(버프 또는 너프)가 들어간다. 각각 10장.
- 중앙 체스판을 중심으로는
왼쪽에 흑색 킹의 스테이터스(공격력, 사거리, 발사각, 검술, 넉백, 관통 등) 표시, 오른쪽에는 영혼 슬롯(적을 처치하면 해당 영혼을 얻으며, 사용 시 똑같은 이동 효과 사용).
- 체스판 위에는 샷건 장전된 탄 / 전체 소지 탄약과 현재 층 표시. 그리고, 강화 카드에서 얻는 특수 능력칸이 존재한다.
  특히, 샷건 전체 탄약 옆에는 방패 모양이 있는데, 이게 '무르기'가 유저가 사용하는 게 아니라 죽을 수 밖에 없는 위치나 상황을 클릭하면 갈수 없다고 뜨면서 자동으로 방패 하나씩 사라진다.

간단한 체스 말 이름과 이동 범위
  킹(King) - 자신 주위 1칸 안에 이동
  퀸(Queen) - 주위 1칸 + 자신을 중심으로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이동.
  비숍(Bishop) - 자신을 중심으로 대각선으로 이동.
  나이트(Knight) - 말 모양. 장기의 마(2칸 + 대각 1칸)와 똑같이 이동한다. 아군 말이 길을 막고 있어도 지나갈 수 있다.
  룩(Rook) - 성 모양. 장기의 차와 동일. 가로, 세로로 이동.
  폰(Pawn) - 1칸씩 전진. 대각선 1칸 앞에 위치한 적만 잡을 수 있다. 폰이 판 끝에 다다르면 '프로모션'이 발동해 킹을 제외한 말로 변하기에 장기전이 예상되면 보이는 족족 잡는 게 편하다.

마우스 포인터를 카드에 올리면 툴팁이...적 말에 올리면 움직일 수 있는 위치가 표시된다.

샷건으로 적 백색말들을 제거하며, 스테이지를 깨면 클리어 보상으로 강화 카드 선택지가 뜬다.
 강화 카드는 내 카드와 적 카드가 세트로 등장하며, 이를 잘 골라야 다가올 전투에서 편해진다. 카드에 적힌 효과가 정말 다양하지만, 선택지가 2개뿐이라 결국 운빨이다.
 운이 좋으면 원하는 세팅으로 맞춰서 편하게 적을 때려잡을 수 있고, 반대로 운이 안 좋으면 백색킹 세력에 버프만 잔뜩 밀어주고 힘든 전투를 이어가야 한다.

- 초반에 아쉬운 부분이라면 기능 또는 강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 튜토리얼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한 조작법을 자랑하지만, 일부 기능은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수류탄의 경우 그냥 던진다고만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던질 위치에 마우스 포인터를 가져가서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마저도 그 자리에서 터지는게 아니라 2~3번 튕겨다닌다.

흑색킹 주변에 있는 말을 잡아 던질 수 있는 강화 능력의 경우.
 바로 옆에 붙은 적을 눌러보면 인형뽑기 크레인으로 적을 잡을 수 있는데, 이것도 확인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리고, '던진다'라는 것도 드래그해서 놓아 직접 던지는 직관적인 방식을 떠올렸지만 그게 아니었다.

 사용법은 '옆에 붙은 적 말을 잡는다 -> 잡아온 말을 흑색킹에 가져가 들게 한다 -> 던져서 맞출 적을 찾아서 던지게 한다.' 순서
(...그냥 잡으면 들게 하라고...)

다양한 기믹이 있어 매 전투가 색다르다. 단, 너무 제약이 많아 샷건킹이라는 이름과 달리 시원함은 덜하다.

 카드운이 반 이상 가져가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초반 선택지에서 대략적인 윤곽을 그리며 보스를 어떻게 해치울지 계획을 짜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대신, 확실히 클리어하려면 거의 비슷비슷한 선택지를 고르게 되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큰 게임.

조금 더 자유로운 선택지와 다양한 조합을 할 수 있으면, 더 신나고 재미있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이다.

앞에 비숍이 있다고 신나서 쏘면, 뒤에 퀸이 대기 중. / 플레이하면 자주보게 될 장면

게임은 복잡하지 않지만... 좀 '어렵다'.
  판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가지고 있다면 조금 덜하지만, 눈앞에 폰이 보인다고 샷건으로 파괴하고 보면 어느새 저 멀리 시야 밖에서 자리 잡고 있던 록이나 퀸, 비숍이 달려와 한 방에 죽여버리는 식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 죽는 일이 허다하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위험은 '무르기'가 작동하지만 이런 식으로 숨겨진 위험은 돌이킬 수 없다.

 후반부 스테이지는 여기에 더해 일반 체스와 달리 지원군이 계속 등장하거나 같은 말(비숍이나 퀸이 여러 마리 등장하면 골치 아프다. 이러면 복잡하지...)이 여러 개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적의 카드 강화로 인해 체력이 늘어나거나 체스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녀석들이 많아지면서 어려움을 가중된다.

 물론, 어떻게든 킹만 잡으면 게임이 클리어되는 방식이라서 최대한 빠르게 킹을 잡는 방식으로 초반을 빠르게 넘어가면 위험을 줄이고, 플레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강화 카드를 더하다 보면 후반에는 그마저도 힘들어진다. 적들은 튼튼해지고, 숫자가 많아져서 샷건으로 장애물(폰...)들을 제거하는 것만 해도 꽤 시간을 소비한다.

 샷건킹은 짧은 시간 손맛을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다. 스테이지를 진행하고, 총기를 해금하는 초반에는 신선한 재미를 듬뿍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총기를 모두 해금하고, 보스를 한 번 깨고 나면?

 게임 모드는 기본적으로 왕좌 모드(12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면서 무한 모드, 추격 모드를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왕좌 모드의 클리어 동기가 많이 부족하다. 왕좌 랭크를 올려서 도전할수록 적에게 주어지는 버프가 늘어날 뿐 유저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없기에 도전 과제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딱히 이어서 할 생각이 안 든다.

 왕좌모드로 랭크 3까지 갔지만 심심할 때 한판할까 정도의 재미가 있을 뿐. 뭔가 더 모으거나 강해질 요소가 없기에 랭크를 굳이 올려서 플레이할 필요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무한 모드 역시 한판 한판이 집중해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지칠 뿐 굳이 이걸 도전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 강하다.
 윈도우 기본 게임이었던 '지뢰 찾기'처럼 심심할 때 꺼내 가볍게 플레이하기는 좋은 게임이지만... 그 이상 콘텐츠를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은 안 들었다. 이런 부분이 아쉽게 다가오는 게임.

솔로몬 왕, 빅토리아 여왕부터 마케다(시바의 여왕)까지... 흑색 킹의 취향인가?

 총은 초기에 솔로몬만 있지만, 각 총기에 붙은 해금 목표를 달성하면 다른 샷건도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총기인 솔로몬이 가장 안정적.
 빅토리아는 강력하긴 하지만, 장탄수가 꼴랑 1개라서 강화 카드로 장전 탄약 추가나 최대 탄약 추가 해줘야 좀 괜찮아진다. 발사각도 좁아서 공격력은 일품.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좋아하는 샷건.


람세스 2세는 넉백 기능이 기본으로 달려있다. 그 외에는 솔로몬이 더 나은 편.
 리차드 3세는 긴 사거리와 기본 관통 능력이 있다. 장탄수와 최대 탄약수가 제일 많다. 공격력 증가에 힘쓰거나 장탄수를 한번에 쏟아붙는 강화 카드가 붙으면 발군의 능력을 선보이지만... 초반에 버티기가 문제.

 마케다는 공격력은 리차드 3세와 같고, 사거리도 3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검술 2가 붙어있고, 발사각도 50도 정도라  준수하다. 공격력 업이나 검술쪽으로 잘만 나오면 다재다능한 샷건. 하지만, 그렇게 운이 좋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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