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 오브 쥐라(Isle of Jura 또는 주라/쥬라/유라?)는 주인공 알렉스가 생물학 보고서를 쓸 겸 외딴섬 쥐라로 가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 그리는...(하아)... 것 따위는 없고, 낚시를 통해 다양한 잡동사니 유물과 물고기를 잡는 게임이다. (겸사겸사 힐링하고 싶은 유저도 잡고)
대체 어디서 힐링 게임이라는 소리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캐주얼 낚시 게임이다.
- 쥐라 섬은 실제 스코틀랜드에 있는 섬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름은 고대 노르웨이어 '사슴'에서 왔다고 하며, 실제 해당 섬에는 사슴이 많은 사슴섬이라고 한다. 게임을 만든 'EMgames'가 스코틀랜드 인디 개발사라 이를 활용할 듯. 게임 내 섬은...매우 작으며 사슴은 없다. - 작년(23년 3월)에 나온 스위치 판은 '쥐라 섬: 낚시 여행(Isle of Jura Fishing Trip)'이라는 아주 정직한 이름을 달고 나왔다. 카메라나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그대로 인 듯. 심지어 한글 폰트까지... |
게임을 시작하면 다소 성의 없어보이는 그래픽에 먼저 눈길이 간다. 인디 게임이라서 이 정도면 괜찮네 정도로 넘어갈만하다. 아무래도 인디 쪽은 게임성이 더 크게 좌우되는 면이 있기도 하니까.
뭔가 닌텐도 게임큐브로 나온 '젤다의 전설 : 바람의 지휘봉' 같은 느낌인데, 인물 표현은 아무리 봐도 너무하다 싶은 수준.
그래도 이런 부분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은 게임을 시작하면 바로 용서할 수 없는 제작진의 만행이 눈에 각인돼버려서 그렇다. '그래픽'은 그냥 넘어가도 될 정도의 강렬한 문제점.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일종의 범죄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 또는 '시점'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
아마 AVGN 롤프가 이 게임을 하면 슈퍼 마리오 64 같은 리뷰 파트를 가져와서 씹어먹었을 것 같은 부분이다. 패드를 지원함에도 시야 변경이 불가능하며, 주인공을 중심으로 카메라가 느슨하게 고정된 느낌으로 따라다닌다.
개인적으로 정말 욕을 하고 싶었던 부분이며,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한 이후에도 답답함으로 게임을 때려치고 싶게 만든 원흉이다.
위치나 행동에 따라 어느 정도 카메라가 움직여서 고전 바이오하자드 같은 고정형 카메라보다는 주위를 살펴 볼 수 있긴 하지만, 게임이 나온 시기(2022년)와 게임성을 보면 전혀 맞지 않는 카메라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빈약한 게임 볼륨을 가리고자 사용한 꼼수가 아닐까 싶은 부분.
정말 작은 섬인데도 시점의 영향으로 길찾기가 힘들며, 미니맵을 지원하지도 않기에 섬 중앙(?)에 있는 동서남북 표지판이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 게임 패드를 사용하면 키보드+마우스(버튼이나 Esc 같은 일부 키는 가능)가 안먹는다. 패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만 키보드 마우스가 먹는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시점 변경은 없다. |
게임을 시작해서 스토리를 따라가려고 해도 스토리 자체가 없으며, 할아버지 친구라는 '돈'이라는 캐릭터는 아예 낚싯대(Rod)를 팔아먹고 있다.
섬의 주민들도 힘들여 낚은 생선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식당 친구 롤라와 유물을 관리하는 성별이 알쏭달쏭한 커스티, 집 뒤에서 캠핑하는 ???가 뜨는 이상한 놈 정도가 끝이며, 상호작용도 거의 없다.
'돈'에게 낚시 포인트를 물어보면 입질 포인트를 이야기해주는데, 이걸 찾으려면 표지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퀘스트나 메모 기능조차 없어서 오직 기억력에 의존하게 만든다. 힐링 게임인 줄 알고 시작했다면 스트레스만 더 받을 편의성.
사운드 측면에서 배경음악 쪽은 매우 부족하지만, 은은한 파도소리와 풀밭과 맨땅, 발판 등에 따라 달라지는 발소리처럼 게임 효과음은 그나마 신경 쓴 부분을 볼 수 있다.
사양을 잘 안타는 가벼운 그래픽과 함께 칭찬해 줄 수 있는 부분.
그럼 낚시 자체는 어떤가하면...그저 느리다.
처음 뜰채(Net, 그물?)로 낚시 아니, 해양생물을 채집하는 부분은 이런 생물을 잡았어요~! 하고 알렉스가 보여주는 부분이 쓸데없이 길다.(해외 기사를 보면 약 7초?)
스킵조차 안되며, 낚시대로 플레이 할 때도 물고기를 낚아서 이름(어종)과 크기를 보여줄 때 똑같이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해 게임 시간이 늘어지게 만든다.
어쨌든 낚시를 마쳤다면?
낚은 물고기는 어디 쓸데가 없으니 로라한테 다 팔고 돈 아저씨한테 낚싯대나 자석을 사는데 써야 한다. 다만, 유물을 다 찾았는데, 자석을 사면 인벤토리만 차지하는 쓰레기가 되니 주의. 이건 팔 수도 없다.
그나마 낚시는 게임 패드를 쓰는 경우 트리거 손맛이 나쁘지는 않았다. 진동 기능이 없어서 다소 심심하지만, 당기고 풀고 하는 건 정말 간단하게 잘 표현했다.
차라리 이동을 빼고, 포인트 중심의 낚시 게임이라거나 낚시 퀘스트 같은 게 더해졌다면 더 방향성 좋은 게임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기본적인 (일반) 낚시 방식은 호수와 섬 주변 해안가와 깊은 바다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물고기 종류가 꽤 많아서 한 곳에서 진득하게 낚아올릴 수 있다.
보글보글 거리는 소리가 나다가 퐁하고 들어가는 순간 트리거나 마우스 버튼을 눌러야 놓치지 않고 힘싸움에 들어가는 건 여타 낚시 게임과 동일.
제물낚시도 구현했는데, 강에서만 가능하다. 낚싯대를 톡톡 당기면서 물고기가 가짜 미끼에 반응해 물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강이 매우 좁아서 좀 당기다 보면 (찌가 너무 가까워져) 회수해 버린다.
물고기와 싸움도 좌우로 도망 다니는 녹색 바를 좌-우 트리거를 사용해 노란색 막대를 열심히 쫓아가는 식이라 놓치기라도 하면 애써 만든 기회가 사라져 짜증이 배가 된다.
나중에 '돈 아저씨'한테 낚시용 추를 사면 '어부 할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배를 타고 '깊은 바다'로 나갈 수 있다.
깊은 바다에서는 낚싯대를 던지면 추의 무게로 인해 아래로 내려가는데, 중간에 트리거 또는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 깊이를 고정시킬 수 있다. 깊이에 따라잡을 수 있는 종이 다르므로 깊이 제어에 주의해야한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돈 아저씨한테 지역별 생물 '조언'도 들을 수 있는데, 한글 번역 중에 붉돔이라고 번역된 건 붉은 숭어를 말한다. 그리고, 조언이 하나뿐인지 이후에 대사가 바뀌지 않는다(...)
낚시 이외에 콘텐츠라면 게임 중에 얻는 아티팩트(유물) 모으기가 있는데...
예쁜 돌은 해변에서 주울 수 있고, 나머지는 자석을 사서 낚시나 뜰채를 사용하면 주울 수 있게 된다. 참고로 해변에서 주울 수 있는 아티팩트는 보이는 위치와 주울 수 있게 느낌표가 머리 위에 뜨는 위치가 미묘하게 다르다. (잘 좀 만들지...)
아티팩트는 수집품 오두막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특별한 보상은 없다.
낚시 일지(도감)를 통해 전체 생물 중 얼마나 잡았나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으나 쓸모가 없다. 인터페이스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
일지를 호수와 연못 / 강 / 바다를 따로따로 나눠야 보기도 찾기도 편할 텐데 그냥 한 스크롤 안에 처박아놨기에 후반부로 가면 바다낚시 도감을 확인하려면 한~~~참을 내려가야 볼 수 있게 된다.
실제 게임 가격이 5,600원 정도에 세일 최저가가 650원을 찍기도 했으니 저렴하기 때문에 용서할만한 퀄리티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콘솔로 판매 중인 작품이 기본적인 개선도 없는 모습을 보면 그 말도 좀 웃길 뿐.
자유로운 카메라 - 스토리가 없다면 미니 퀘스트나 더 좋은 낚싯대 같은 보상 - 패드 진동 추가 - 낚시 일지 개선 - 아티팩트(유물) 채웠을 때 코스튬 보상 같은 자잘한 업이라도 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지막 업데이트가 22년이다.
아예 낚시에 더 공을 들였다면 오히려 추천할만한 인디게임으로 소개했겠지만, 이도저도 아닌 캐주얼 게임에 완성도도 심히 떨어져서 추천은 힘들다.
막상 할 게임이 없고, 가벼운 낚시 게임을 찾는다면 할인할 때를 노려보는 게 좋을지도... 스팀 평가란에도 썼지만, 진짜 캐주얼한 낚시 게임을 찾는 게 아니라면 사지 않는 게 가장 좋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답답해서 만든 지도. 게임 상에서는 지형이 더 작고 위치도 다르지만, 게임 중에는 나름 참고할만하다. 누군가 더 좋은 지도를 그려주면 더 좋겠지만...
추가로 스팀 커뮤니티에 유저 'palex00'가 올렸던 개발자(ewanwii) 가이드를 넣었으니 혹시라도 플레이해 보려는 분이라면 참고하시길.
* 주의할 점은 게임 내 물고기나 생물 이름을 반영했지만, 필자가 잡지 못한 생선류 일부(대표적으로 bullhead)는 사전을 찾아가며 바꿔놨다는 것. 그리고, 실제 잡았던 구역으로 원본에 써진 몇 가지 생물을 옮겨서 반영했다는 정도.
- 강(River) : 제물낚시. 종개와 동자개는 동북 쪽 호수 뒤 쪽 강에서 더 잘 나온다고.
민물 달팽이(Freshwater Snail), 민물새우(Freshwater Shrimp), 물레고둥(Whelk, 북동쪽 호수 뒤 강) / 피라미(Minnow), 돌잉어(Barbel), 일반 장어(Common eel), 연어(Salmon), 러페(Ruffe), 꼬치고기(Pike), 뱀장어(Green eel), 종개( 돌미꾸라지 Stone loach), 동자개(빠가사리, 메기류 Bullhead)
- 연못과 호수 : 동쪽에 있는 작은 연못과 큰 호수. 농어와 눈먼 동굴 물고기는 작은 연못에 더 잘 나온다.
일반 개구리(Common Frog), 영원(Newt, 작은 연못) / 송어(Trout), 잉어(Carp), 농어(베스, Bass), 퍼치(Perch), 철갑상어(Sturgeon), 청동도미(Bronze Bream), 은도미(Silver Bream), 금도미(Gold Bream), 눈먼 동굴 물고기(Fsh)
* Fsh : 눈(eye)이 없는 물고기(Fish)를 뭐라고 하게?...라는 농담 따먹기에서 나온 이름. 실제 눈먼 동굴 물고기는 '동굴어'라고 불리기도 하며 눈이 퇴화된 물고기라고 한다.
- 바다(해안가) : 정어리와 고등어는 북쪽 해안에 잘 나온다.
불가사리(Starfish), 홍합(Mussel), 바다 고둥( 바다 달팽이, Sea Snail), 대합(Clam), 소라게(Hermit Crab, 서해안), 게(Crab, 동해안), 굴(Oyster) / 해파리(Jellyfish),해덕(해덕 대구, Haddock), 대구(Cod), 정어리(Sardine), 고등어(Mackerel), 붉은 숭어(Red Mullet, 남서쪽 모퉁이 바위 주변), 돔발상어(Dogfish, 호수 뒤 폭포와 바다와 만나는 곳), 얼룩매가오리(점박이 가오리, Spotted Ray, 음식 가게 근처 남동쪽 바위 모퉁이), 오류 코드(...Error Cod)
- 바다(깊은 바다) : 추가 해저로 내려가는 도중에 한번 더 누르면 멈춘다.
10-20 미터: 참치(Tuna), 새우(Shrimp), 보라색 해파리(Purple Jellyfish), 황새치(Swordfish)
20-40 미터: 오징어(Squid), 청록색 오징어(Turquoise Squid), 문어(Octopus), 복어(Pufferfish)
40-50 미터: 바닷가재(Lobster), 넙치(Flatfish), 아귀(Anglerfish), 블루 랍스터(Blue Lobster)
- 아티팩트
해안가에 떠밀려 옴 : 바다 유리(sea glass) 6종, 비닐 레코드(Vinyl Record)
강 낚싯대 : 고풍스런 병(Antique bottle), 오래된 책(Old Book)
강 뜰채 : 봉제 인형(Stuffed Doll)
호수/연못 낚싯대 : 오래된 깃발(Old Flag), 단검(Shortsword), 퀘익스(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 얕은 그릇, Quaich)
연못 뜰채 : 금팔찌(Gold Bracelet)
바다 낚싯대 : 고래 뼈(Whale Bone), 쇠지레(Crowbar)
바다 뜰채 : 화석(Fos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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