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ODY saves the World.(아무도 세상을 구할 수 없다 / 아무개 세상을 구하다)
과카밀리 시리즈를 만든 캐나다 개발사 드링크박스 스튜디오(DrinkBox Studios)에서 내놓은 액션(?) RPG. 정작 과카밀리를 라이브러리에서 잠자고 있지만... 어쨌든 귀여운 듯 독특하고 기괴한 일러스트가 압박감을 주는 작품이다.
본편 외에 추가 콘텐츠와 2개의 신규 클래스를 추가해 주는 확장팩 DLC가 하나 있지만, 평가는 좋지 못하다.
한글화는 상당히 잘되어 있는 편. 대사들도 뭔가 개발자의 경험담이 녹아든 것 같은 부분들이 살짝살짝 들어가 있어서 게임을 즐-겁-게하는데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다만, 퀴즈 마스터 같은 놈들의 질문이나 일부 단어가 살짝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조금 있긴 하다.
'아무개 세상을 구하다'는 아무 힘도 없고, 바지조차 없는(...) 주인공이 마법봉으로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발해 점차 다양한 인물과 만나고, 퀘스트를 해결하며 사건의 진상을 맞이하게 된다는 이야기.
게임 그래픽은 다소 자유분방하고 어딘가 괴상해 보이는 메인 일러스트들을 잘 구현하면서도 정돈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손으로 그린 듯 뭔가 지저분한 듯하면서도 다양한 오브젝트와 배경, 절차적 생성에 맞춘 타일형 이미지들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색다른 이미지를 선사한다.
줌 인/줌 아웃을 통해 건물의 웅장함이나 집중해야 할 상황이나 대사, 유저 엿먹이려는 상황연출등 요소요소에 잘 써먹어서 연출도 생각보다 괜찮은 편.
대신 아무래도 2.5등신, SD 캐릭터라서 액션성은 많이 떨어지며, 지저분한 선처리에 진한 채색은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특히 '노바디 세이브 더 월드' 관련 평가를 찾아보면 전투가 재미없다고 하는데, 캐릭터 자체의 외형으로 인해 액션의 다양성이 적은 것이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음악은 아주 좋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너무 반복적으로 들리는 음악이 많아서 후반부에 가면 따라하게 될 정도로 중독성( X, 세뇌 O) 있는 리듬도 있지만, 이거다 싶은 상징적인 음악은 없는 듯. |
멋쟁이 랜디와 만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모험에 들어가면 다짜고짜 던전에 처넣어버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때만 해도 제자가 스승을 어떻게 해버린 게 아닌가 했을 정도의 미친놈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이후 그만큼 정신 나간 왕도 등장하는 등 정상적인 인물을 찾기 힘든 세계였을 뿐.
그리고, 랜디의 함정에서 던전 첫 경험과 기본적인 변신 시스템을 배우면서 게임에 스며들 수 있다. 물론, 메인 던전을 열기 위해 열심히 별을 모아야 한다.
이 작품은 RPG적인 요소는 약한 편이다. 레벨업에 따른 능력치 강화나 스킬 강화는 있지만, 무기를 얻거나 강화하는 부분이 전무하다.
전투는 변신 시스템과 중후반에 해금되는 스킬 교환 시스템을 통한 임기응변으로 이루어지고, 퀘스트도 대부분 각 캐릭터 등급업(F~S)에 그쳐서 뭔가 육성한다는 맛이 적은 편.
그나마 레벨업을 통한 능력치 상승은 메인 레벨 상승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쪽은 퀘스트를 통해서만 경험치가 오르다 보니 일반적인 액션 RPG와는 느낌이 다르다. 내가 사냥해서 주도적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그냥 캐릭터 등급업하고, 퀘스트 좀 깨다 보면 알아서 오른다는 느낌이 더 강할 정도.
상인에게 300원에 살 수 있는 자잘한 퀘스트를 사두면 더 빨리 오른다.
변신할 수 있는 캐릭터는 조건을 맞춰가며 하나하나 해금해야 한다.
캐릭터 등급업 퀘스트는 대부분 적과 전투하면서 특정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지만, 게임 중반까지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초반 왕국 미션을 깨고 나면 추가되는 스킬 교체 시스템(능력 교환)을 통해서 한 명을 중점적으로 키울 수도 있지만, 어차피 다른 스킬을 해금하려면 다양하게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
스킬 교체 시스템 자체는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으로 자유로운 전투를 가능하게 해 주고, 다른 캐릭터와 공유 가능한 스킬이나 상인이 파는 스킬을 조합해 편의성을 높여준다.
다만, 급격하게 재미가 떨어지게 되는 후반부로 가면 캐릭터 등급업마저 지겨운 노가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건 문제.
캐릭터마다 다르지만 결국 익숙한 X마리 잡기가 대부분이고, C~B부터는 여기에 덕지덕지 페널티 요소(특정기술로 디버프 먹이고 치명타 먹이기, 특정 속성으로 방어막 깨기 등...)가 붙어 레벨업도 막히거나 느려지기 때문이다.
초반에 숨겨진 요소를 찾아다니고, 던전을 클리어하려고 마음먹고 정말 열심히 돌아다녀도 중후반에는 거의 반복 패턴이라 빨리 엔딩 보자 쪽으로 넘어가게 되는 듯.
- 유일하게 다른 방식의 레벨업을 지원하는 게 있는데, 바로 알이다. 알은 전투가 아니라 맵 곳곳에 있는 '둥지'를 찾아 들어가야 한다. 게임 내내 궁금했던게 그 둥지의 역할이었는데, 흥미로운 시스템인 것은 사실이다. 텅빈 맵이라고해도 공간 낭비 같기는 하지만;;; - 전반적으로 게임이 느리게 진행되는 느낌이 강하다. 초반에는 이동 속도나 레벨업 속도가 너무 느리고, 후반에 이동기를 얻어도 MP를 소모한다. 스킬 중에 이동속도를 올려주는 패시브가 그나마 도움이 되지만, 맵은 넓은데 이동 속도도 느리고, 지역에 퀘스트가 촘촘하게 짜여있는 것도 아니라서 심심하다. |
참고로 중반부터에는 상인에게 산 퀘스트 묶음 등으로 인해 메인 레벨 상승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게 되는데, 이때 레벨 괴리감이 좀 심하다.
일단 초기 지역은 일정 레벨까지는 유저 레벨을 따라가다가 레벨이 고정돼버린다. 일정 범위 이상으로 레벨 차이가 나면 몹들이 도망가서 잡기도 귀찮아진다. 그리고, 잡아도 경험치/등급업용 카운트가 안된다. 등급업 노가다를 편하게 하려고, 체력 회복하러 낮은 지역에 왔다? 이런 걸 막아놓은 것.
그렇다면 레벨이 오르면 필드 몬스터들이 만만해지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후반지역은 유저 레벨을 따라서 레벨스케일링을 해서 항상 체력을 갉아먹는다. 이쪽이 강해져도 한방 컷은 거의 안나며, 패턴이 아무리 단순해도 짜증 나는 몹들은 그냥 끝까지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몹몰이도 잘 안 되는 게임 특성상 전투 스트레스를 올리는 요소.
전투는 액션 RPG를 생각하면 많이 심심한 편이지만, 스토리 게임처럼 진행하면 밋밋해도 아주 쓰레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적들 패턴이 단조롭고, 시원한 전투를 벌일 수 없는 게 전투 쪽 평가를 나락으로 보내는 듯하다.
특히, 던전 전투가 심각한데, 패시브로 들어가는 동선 뺑뺑이는 열쇠나 숫자판을 보면 무조건 해당 숫자를 맞춰서 돌아야 한다며 체념하는 단계까지 몰아넣는다.
후반부로 가면 방어막 - 상태이상(독, 느려짐) - 베베 꼬아놓은 길에 X 같은 페널티까지 더해져서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게 돼버린다.
일부 던전은 이걸 깨라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페널티가 XX 같다. '안 깬'(... 못 깬 것이 아니다. 아니라고!) 던전 중에는 거대한 옹이가 있는데, 피해 경감 패시브를 가진 캐릭터를 해금해야 도전할 수 있는 곳이다.
당연히 많은 적이 몰려나오고, 다양한 속성을 착용해야 한다. 필자도 모든 도전과제나 캐릭터 S랭크 찍기, 모든 던전 클리어도 이 시점에서 포기하고, 그냥 레벨 올리다가 던지고 엔딩만 봤다.
장비도 없고, 오직 퀘템뿐인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거의 없다. 메인 퀘스트 아이템을 스킬 업그레이드 토큰(필드 사냥 중에 툭툭 떨어지는 그것...)과 보스를 깼다는 정도가 전부라 던전을 굳이 깨야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
첫 번째 던전 이후 진행하는 메인 스토리 자체는 사실 나쁘지 않았다. 대재앙 때문에 나온 다양한 몬스터들, 왕국에 퍼지는 곰팡이병, 사라진 대마법사 등...
문제라면 뺑뺑이 돌리는 것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정말 단순한 이야기일 뿐임에도 조밀하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쉬울 뿐. 서브 퀘스트도 세상이 멸망한다는 이야기와는 따로 놀기에 막상 엔딩을 보고 나면 스토리에 기억나는 부분이 거의 없다.
기사-도적-마법사 길드 퀘를 하며 던전을 깨다가 마지막 보스전을 앞두게 되면 왜 다들 '갑자기' 곰팡이에 뒤덮인 거야?, 곰팡이 병이 뭐였지?처럼 갑작스러운 전개로 느껴질 정도로 따로국밥이다.
전반적으로 게임이 좀 어중간하다.
파고들만한 퍼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절차적 생성 던전이 뭔가 특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투는 밋밋하고, 이야기는 깊이도 없다. 정말 캐주얼한 게임 느낌인데, 맵 크기와 뺑뺑이만 보면 가벼운 게임이라고 할 수도 없고...
분명히 아주 나쁘거나 완~전 재미가 없는 게임은 아닌데, 다 깨고 나서보면 정말 재미있다고 하기도 어려운 특이한 게임.
해보고 싶다면 구독형 게임 서비스에 나오거나 할인율이 좋을 때 사서 해보는 걸 권장하며, 굳이 정가에 사서 할만한 게임은 아니다.
분명히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없지는 않은데, 그게 노가다를 가려 줄 수 있는 재미가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정말 다른 유저에게는 추천하기는 힘든 게임.
* 참고로 게임을 하다 보면 기사 길드에서 잊혀진 마을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데, 지하에 숨겨진 마을에서 벌어지는 무투회 느낌의 퀘스트. 웃기게도 도입부까지만 진행이 가능하다. 아레나에 들어가려고 하면 입장료를 받는다고 하며, 입장료를 준다에 '예'를 누르면... 스팀 DLC 판매 페이지가 뜬다.
DLC 얼어붙은 난로(Frozen Hearth)가 있는데, 본편만 있어도 관련 퀘스트가 '입구까지는' 가능한 일종의 디지털 호객행위.
처음에는 무슨 버그인가? 해킹인가? 싶을 정도로 황당한 기억으로 그나마 좋았던 게임에 대한 인상과 흥미도를 싹 다 날려버려서 한동안 이 뭔 XX 같은 마케팅 방식인가 싶었을 정도였다.
달리 보면 신선하고 새로운 DLC 판매 방식이라고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단순히 유저에게 이 지역은 DLC가 있어야 합니다 수준이 아니라 기껏 퀘스트를 한참 진행했더니 DLC를 사야 즐길 수 있다는 허탈함이 더 강했다. 역설사 놈들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재미없는 농담을 정성 들여하는 것 같아서 아주 기분이 정말 이상했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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