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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일반

블라스퍼머스(Blasphemous)

by infantry0 202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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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고 더러웠던 게임 블라스퍼머스(Blasphemous)를 2020년 새해 새벽에 클리어했다.
 총 플레이 시간은 24시간 정도로 중간에 켜놓고 다른 짓을 하거나 놓친 것을 찾는다고 맵을 돌고 또 돌고하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 플레이 시간은 조금 더 짧은 편.


 블라스퍼머스는 The Game Kitchen 이라는 스페인 인디제작사에서 만든 게임이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지만 한창 유행하는 다크소울 요소를 반영한 소울라이크를 버무린 작품.

 기도대를 활용한 세이브 모션이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본적인 전투 기술로 패링을 사용하는 모습처럼 이런저런 요소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소울 라이크'만큼이나 유행하는 '로그 라이크' 요소는 없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로그 라이크는...데드 셀이면 충분하지...)


PC판은 유저 한글패치가 있다. :: Eueeeeeeeek (으잌㉪)님 블로그 링크 ::

- 소울 라이크 : 다크 소울 시리즈와 비슷한...영향을 받은 게임. 일반적인 잡졸과의 전투도 힘겨운 편이고, 세이브 포인트를 사용하면 죽였던 적도 다시 생성된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세계관이 많다.

- 로그 라이크 : Rogue라는 고전 던전 게임에서 파생됐다. 레벨업이나 파워업 등 아무리 아이템을 많이 얻어도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또한 던전 역시 절차적 환경 생성을 통해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엄격하게는 로그 라이크와 로그 라이트로 나뉜다고...


 주인공은 '침묵의 비탄' 교단 소속의 참회자라고 한다. 묵언 참회자로 게임 내 주인공의 대사나 피해를 입을 때 내는 신음소리 조차 들을 수 없다.


 덕분에 대부분의 이야기 전개는 NPC의 대사에 기대게되는데 한글 번역판 기준으로 솔직히 이 게임 내에서 제대로된 정보를 얻기는 매우 힘들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말투도 종교적인 미사여구라고 해야하나 복잡하게 꼬아서 말하고 상징적인 어구를 넣는 경우가 많으며, 등장하는 NPC도 적어서 조각 맞추기도 힘든 편.


 처음 퀘스트를 주는 알베로의 성직자 티르소 역시 단지 '치료에 필요한 물자를 구해달라'는 언급 정도가 끝이다. 맵 상에 퀘스트 아이템 위치가 표시되거나 퀘스트에 필요한 물품이 표시되지도 않으며... 어디로 가야하는지 조차 언급하지 않는다.


 굉장히 불친절한 구성으로 이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가뜩이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인 게임에서 이런 점은 또다른 압박으로 다가오며 항상 뒤가 찜찜한 기분을 강요하는 느낌.


기본적인 메트로배니아식 게임 구성은 그래픽만큼이나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부드러운 모션과 세밀함을 보여주는 도트 그래픽만큼 메트로배니아식 퍼즐과 퀘스트 풀이, 그렇게 하나씩 풀리고 진행할 수 있는 구성같은 메트로배니아식 부분은 열심히 잘만든 티가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보는 문제라면 잘만들기는 했는데 불친절하고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퀘스트 시스템, 힌트를 알기 힘든 숨겨진 요소. 그리고. 악의적인 지형 배치와 즉사 시스템이 이런 기분을 다 망친다는 점이 아쉽다.

 도트로 그려진 그래픽과 컷씬은 정말 마음에 든다. 비록 잔인하고 종교에 대한 비꼬는 식의 연출이라고 해도 지금은 보기 힘든 고퀄리티 도트 그래픽은 눈을 즐겁게 한다.

 컷씬은 옛날 DOS 버전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와 이런 그래픽 오랜만이네~'하며 추억에 빠질만한 도트 애니메이션이다. 예전의 제한적인 색감 그 느낌도 그대로 구현.


 인게임에서도 일부 이펙트를 제외하면 모두 도트로 그려져있다. 적이 기절 상태일 때는 처형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모션이 잔인하고 묘사가 세밀하다.

 게임을 하면서 짜증나는 상황이 많다보니 신경쓰기 힘들지만 배경음악이나 적들의 음성, 타격음 같은 사운드 효과도 잘만들어졌다. 배경음악인 Al Compás de Tus Contornos, Saetas de Altos Balcones 같은 곡은 따로 들어보는 것도 좋다.

 블라스퍼머스를 플레이하다보면 고전 횡스크롤 게임의 악의적인 구성을 연상시키는 구간들이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짜증나고 다시 게임을 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즉사 구간. 가시와 낭떠러지로 구성된 지역들이다.
 더구나 기도대(세이브 포인트)와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는 구간들이 많아서 죽고나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들이 태반이다.

 물론, 고해성사상에서 죄업을 정화하면 죄업을 다시 찾으러 갈 필요가 없지만 죽게되는 지역은 어차피 탐험하려면 꼭 가야할 곳이라는 게 문제.


 가시가 있는 지역은...거리감도 빠듯해서 조금만 실수하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거기다 데미지를 입고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즉사 판정이라 가시만 보면 손에 땀이 난다.

 배치된 적이나 함정도 맞으면 날아가게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잠깐의 실수로도 허탈하게 죽는일이 많다.
 사라지는 발판, 보이지 않는 2~3층 발판에서 점프. 칼로 매달리는 벽과 종 투구로 박치기하는 몹을 교차 구성한 사악한 구간까지 욕이 수십번 나오는 구성이 플레이 의욕을 심각하게 깎아먹는다.


또한, 분명 지도상 아래 내려갈 수 있는 허공도 낙사 판정이 있어서 2중으로 피로감을 더한다.

 웃긴 건 나중이긴해도 구름낀 허공에서 떨어져도 아래로 떨어져 살아남는 유물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불필요한 아이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아이템마저도 패시브가 아니라 유물 창에 정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유물 사용 칸이 3개로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진행 중에 자주 유물을 바꿔 사용하는데, 다른 유물을 장착한 걸 모르고 점프해 죽는 일도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


... 그냥 한마디로 욕이 나오는 구시대적 구성...

 횡스크롤 게임에서는 그냥 그 지점 지나가면 끝이지만 메트로배니아식 맵 탐험 게임이라 끝날때까지 계속 돌아다녀야 한다.
 그나마 레벨업 개념이 없어서 레벨 노가다는 할 필요가 없어서 그 시간만큼은 단축된달까?

 퍼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게임의 완성도는 마음에 들지만 이미 이렇게 몇번 죽어나가다보면 게임을 포기하고 싶어질 뿐이다.


모르면 죽어야지...잡졸도 패턴이 좀 더럽다.

 전투도 초반에는 모르면 죽어야지 패턴으로 패턴을 익히기 전까지 꽤 고생하는 편이다.
 다행히 패턴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초반부에 만났던 적이라도 주는 피해는 그대로라서 후반부에도 너무 여유 부리다가는 훅하고 가버리는 일도 있다.


 원거리에서 부메랑(수리검이나 책) 날리는 적이 제일 짜증나는 타입이다. 발사체 속도가 빠르고 거리도 길고, 보기도 전에 발사체가 날아와 대응하기 힘든데다가 피해량이 너무 크다.


 패턴이 다양하지 않기에 익숙해지면 전투는 쉬워지는 편이다. 적들이 주는 피해는 항상 많이 들어오는 편이니 여전히 방심하면 안되지만 전반적으로 전투 자체는 적당한 수준.


 보스전 역시 비슷해서 몇 번 반복하다보면 클리어가 가능하다. 오히려 보스전은 세이브 포인트와 가까이 있어서 즐길 수 있다.


자주 보게 될 얼굴들

...마지막 중보스와 마지막 보스가 찾아가는 길이 길어서 좀 화가나긴 하지만...


여기서 알을 얻고여기서 정화해야 한다.

숨겨진 요소도 많은 게임이다. 아쉽다면 그에 대한 힌트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

 죽은 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아이템을 얻고 나면 그나마 일부 힌트를 얻을 수 있지만 게 힌트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 일부는 숨겨진 요소에 대해 확실한 힌트가 되지만...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


 붉은 발판(피의 양탄자?)이나 나무 줄기를 자라나게 하는 아이템은 전체 지역 탐험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소인데도 얻는 방법을 공략말고는 알기가 힘들다.

 그나마 붉은 발판은 메트로배니아에 익숙하다면 상인에게 열쇠를 사서 처음 시작 지점을 다시 탐험하다보면 얻을 수 있지만 나무 줄기 아이템은 공략 없이는 거의 운에 맡겨야한다.(...)


 일단, 게임 중 얻은 퀘스트템 3개를 주고 알을 얻는 것까지는 누구나 가능한데 이후 진행이 막히는 경우가 많은 편. 기억력이 좋다면 몰라도 이후 거의 가지 않게되는 곳에 알을 바쳐야하는 나무가 있고 표시도 안된다.


여기에서는 바닥에 떨어진 피만 보고 열정을 채우는 자해 스킬을 사용해 문을 열어야하며...


 문을 왔다갔다하면 숫자가 바뀌는 방, 엘리베이터를 왕복 3번해야 열리는 쇠창살, 빨간 구슬, 파란 구슬을 장착해야 열리는 방 같은 경우는 애교고... 착용 아이템을 다 해제하고 기다려야하는 방이나 컵을 얻고 그려진 초상화 그대로 몹을 제거(포탈을 타면 안되며, 죽어도 안된다) 하고 돌아와야하는 방을 보고 있으면 제작자들이 뭔 변태짓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대목.


 그 밖에도 천사들을 구출하면 이 황소와 이야기해야 한다거나 그 옆방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가 존재하는 등 자잘한 숨겨진 요소들을 볼 수 있다. 물론, 공략에서 일부만 언급한게 이정도...


 다시 말하지만 게임 진행에 필요한 요소든 숨겨진 요소든... 그냥 알기는 힘든 구조로 배치해놓은 점. 힌트가 거의 없다는 것이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진엔딩을 보려면 티없는 구슬(Immaculate Beed)을 착용하고 다니면서 정한 죄책감의 무게(Weight of True Guilt)까지 키워야한다.

 죽으면 성장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스전에 뭐가 있지 않을까 싶어 끼고 다녔던게 베스트였던 듯.

 이후 고해성사상을 부수고 나오는 포탈을 깨고 다니면 퀘스트 아이템 메아 쿨파(무기)에 박힌 가시 나무에 피가 쌓이게 된다. 이를 완료하고 최종 보스를 제거하면 진 엔딩을 볼 수 있다.


단, 엔딩에 따라서 의상이 해금되기에 먼저 배드엔딩을 보고 다시 진 엔딩을 보는 것이 좋다.

해볼만한 게임이지만고행을 사서할 필요가 있을까?

 처음에는 클리어하고 공략 포스팅이나 해보자라고 생각도 했었지만 엔딩까지 본 이후 이를 싹 접었다.


 분명히 먼저 가야 할 곳도 있고, 초반에 특정한 순서에 맞춰 하지 않으면 갈 수도 없는 지역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게임 내에서 언급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공략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자연스럽게 클리어하고 나중에 놓친 요소를 찾을 때 보는 것임에도 이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


 짜증을 유발하고 다시 가는 걸 머뭇거리게 하는 지역 구성. 그런 구성에 비해 거리가 먼 세이브 포인트, 공략이 없으면 발견하기 힘든 요소들이 누구나 즐겁게 할 수있는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


 그로테스크한 그래픽과 무거운 분위기에 이런 짜증나는 구성들이 합쳐지니 게임 자체의 완성도에 비해 좋은 평가를 주기는 힘들다.


 고전 횡스크롤 감성(고전 캐슬바니아)을 좋아하거나... 쓸데없이 죽어도 이걸 공략과 파고들기 요소로 보는 사람이라면 좋아하겠지만, 메트로배니아 장르라는 것만 보고 플레이하면 참회자 그 자체가 될수도 있다.

공략에 도움되는 링크
:: 루리웹 블라스퍼머스 게시판 :: & :: 100% 지도 by Demajen ::

- 최신 패치는 12월 17일이며, 한글 패치도 이에 대응되어있다. 2020년 무료 DLC가 예정되어있는 상황이다. 개선된 게임성과 추가 요소가 있다면 좋겠지만... 가시 싫어. ㅠ_ ㅠ


-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작품에는 빠른 이동 스킬이 없다. 지역간 이동을 도와주는 포탈이나 한번 지나간 지역에서 이동을 도와주는 지름길(숏컷)은 있지만 악마성처럼 대쉬형 기술이 없어서 빼먹은 수집품을 찾으려면 긴 시간 힘겹게 돌아다녀야한다.
 여기에 '가시 싫다고...'라는 마음에 겹치면 '이걸 또 해야 해?'라는 마음만 강하게 든다.


2020.08.27 추가>> 지난 8월 초에 무료 DLC인 The Stir of Dawn이 추가되었다. 기존에 게임을 가지고 있었다면 DLC가 추가된 걸 확인할 수 있다.
 스팀에서는 이제 DLC가 포함된 버전으로 판매 중이다. 으잌님의 한글 패치도 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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