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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일반

더 램지(The Ramsey) - 귀여운 우주 다람쥐의 아기자기한 모험담

by infantry0 2025.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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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램지는 국내 게임 개발사 이키나 게임즈의 플랫포머게임이다.

 스토브에 기록된 필자의 총 플레이 시간은 7시간 30분 정도인데, 창모드로 켜놓고 딴짓을 하다 날린 시간을 생각하면 실제 플레이 시간은 더 짧다. 스팀 유저들의 대략적인 플레이 시간을 보면 보통 4~6시간 정도가 걸리는 듯.

더 램지는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다른 행성에서 온 다람쥐 램지의 파란만장한 모험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다.

 햄스터 우리에 갇혀있는 램지가 꼬꼬마 햄스터 치즈에게 자신이 겪은 사건을 이야기해 주면서 램지가 어떻게 지구로 오게 됐는지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방식.

이상 기후, 기후 변화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이전 작품인 '갤럭시 테일즈: 스토리 오브 라푼젤'이 둥글둥글 매끈매끈한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줬다면 더 램지는 오밀조밀한 도트 그래픽으로 꾸며놓았다.

 라푼젤도 그렇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아동용 게임처럼 보이게 하고, 스토리도 아동용처럼 쉽고 단순하게 풀어가지만... 그리는 이야기나 게임 내 퍼즐 풀이와 일부 구간에서 약간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등 외관과는 조금 괴리감이 느껴진다.

 저연령층이라기에는 조금은 어렵고, 고등학생 이상이 하기에는 단순한데, 어딘가 불합리함이 걸친 학생층 그 중간 어딘가를 헤매는 애매한 컨셉.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꽤 많은 NPC를 만나지만, 주인공인 램지를 제외하면 비중 있는 캐릭터가 거의 없다.

 체리가 그나마 등장이 잦은데, 제작 중에 관련 스토리를 만들다 말았는지 뭔가 있어 보이는 것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다.

덕분에 캐릭터 간에 갈등관계 같은 것이 없으며, 정말 가볍고 단순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

 

 그래도 비슷비슷한 크기의 도트로 그려진 모든 등장인물들에 개성적인 외형을 주고, 성우들이 간단하게나마 목소리를 내도록 해 자잘한 NPC도 나름 신경 쓴 모습을 보여준다.

 갤럭시 테일즈도 그랬지만, 모든 대사를 풀 더빙 해서 듣는 맛은 좋은 게임이다. 아래는 등장 성우진 목록.

이경태 - 램지
남도형 - 치즈, 햄, 부포
이명화 - 체리, 후디
이은조 - 마리, 릴리
박성영 - 토리, 페퍼, 아델리
김수영 - 사라, 슈가, 피닉스
정유진 - 부, 레이니
정의택 - 케스터, 스카이
이창민 - 캡틴, 윌러
김신우 - 달비, 맥스, 테러툴라

게임을 자주하는 유저에게는 슴슴한 맛.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모험가 난이도도 어렵지 않다.

 게임이라는 매체에 익숙하지 않지만, 귀여워 보여서 한다면 가볍게 이야기꾼으로 플레이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지만 그럴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솔직히 모험가 난이도에 왜 HARD가 찍혀있는지 의문.

더 램지 스팀 페이지 GIF

 더 램지에서 기본적인 이동과 점프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쓰이는 조작법이 팝콘 총을 쏴서 벽이나 적, 일부 장애물에 팝콘을 터트려 그걸 밟고 이동하는 방식이다.

 후반부로 가면서 타이밍과 위치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에 플랫포머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데모를 플레이해 보고 손에 맞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다 좋은데, 지역 이동 시 뿔피리를 분 이후의 컷씬이 좀 긴 편.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한 유저라면 매우 쉽게 적응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세이브 포인트는 이렇게 많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놓여있으며, 세이브에도 제한이 없다. 세이브 시에는 체력(하트)이 풀로 채워져서 필드에서 죽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은 스테이지, 퍼즐 재미, 볼트넛, 체력 회복까지 아낌없이 주는 던전.

 거기다 지역맵이나 던전에 있는 볼트넛 던전을 들어가서 볼트넛을 얻어서 던전을 나오면 체력이 풀 충전되는 것도 있어서 사망(... 저연령 대상이라 그런지 게임 오버 묘사가 없이 바로 포인트 부활 재시작)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다.

 

 게임 패드로 즐기는 조작감은 매우 안정적이라서 레트로풍 도트 플랫포머에서 바라는 딱 그런 컨트롤을 제공한다. 패드로 플레이할 때 진동도 지원하는데, 진동의 강도는 여타 게임에 비해 아주 얌전한 편이다.

게임은 탐험과 모험에 적합한 '메트로배니아' 식 플레이를 지원하고, 같은 지도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으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역이나 추가적인 요소가 한정적이라 본질적으로는 스토리에 따라서 이동하는 직선적인 플랫포머에 더 가깝다.

지역마다 일부 NPC들이 주는 퀘스트를 받을 수도 있지만, 지역에 1~2개 정도로 추가 스토리나 퀘스트가 매우 부족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 수도 있을 것 같은 퀘스트도 있으나 램지의 여정에 집중하려 했는지 칼같이 잘라버렸다.

 보스들의 경우는 오히려 아무런 언급도 없어서 아쉬움이 있다. 어떤 보스가 왜 등장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조금 추가해도 되지 않나 싶지만, 이쪽도 불필요하다고 느꼈는지 갑자기 등장하고, 뒤끝 없이 퇴장한다.

통통통 튀면서 퍼즐을 풀고, 장애물을 피해가는 재미는 확실히 있다. 그렇지만, 너무 깊이가 얕다.

그럼 탐험 자체는 나름 재미있다.

 메트로배니아를 흉내 낸 수준이지만 퍼즐의 난이도가 쉬우면서도 조금 머리를 굴려야 하는 곳들이 있어서 단순하기만 한 플레이 감각은 아니라서 플레이 내내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 정도.

그만큼 게임이 짧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역별로 다른 배경과 함께 새로운 장애물과 기믹을 즐길 수 있다.

게임에는 회복 아이템이 없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세이브 포인트와 체력회복 지원 등이 있는 데다가 즉사 판정이나 큰 대미지 입을만한 곳이 없어서 난이도도 모험가를 선택해도 쉬움 수준이다.

 

 시작부터 볼트넛으로 만들 수 있는 도토리 갑옷 덕분에 가시나 용암 같은 곳에서 체력이 소모되지 않아서 확실히 플랫포머에 익숙하지 못한 게이머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문제라면... 맵 구성이 좋지 못하다.

 특히, 숏컷이 문제인데, 메트로배니아 게임들은 한번 지나간 구간은 쉽게 지나갈 수 있게 구성하는 게 보통인데, 더 램지는 극후반에 얻는 2단 점프를 얻기 전까지 지역을 다시 방문할 때 상당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길을 잘못 들면 이미 풀었던 발판 옮기기를 또 해야 하며, 역진행을 원천적으로 막은 구간은 다시 순반향 진행을 해서 나가야 한다.

 

 쉬운 게임 구성에 조작감이 좋아서 진행 자체에 무리가 없지만 가끔 돌아가야 하는 구간이나 길을 잘못 들면 돌아 나오기 힘든 구간은 짜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생태계 역전 세계

보스전은 전반적으로 쉬우면서도 쉽지 않다.

 보스가 가진 공격 패턴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처음 보스를 만나면 해결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한두 판은 낭비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더 램지에서는 일반 공격으로 직접 보스를 공격하지 못하는 대신 보스를 때릴 수 있는 수단을 찾아서 퍼즐을 풀 듯이 간접 공격해야 한다. 그 때문인지 다른 플랫포머 게임에 비해서 보스의 체력(하트)이 낮은 수준으로 조절되어 있는 것도 사실.

 덕분에 분명히 보스전이 지루하거나 힘든지 않은데... 묘하게 화가 나게 만드는 면이 있다.

 

 공격이 단순한데, 이걸 맞네! 피할 수 있었는데! 점프하거나 이동하다 한 대씩 맞고, '어어'하다 죽으면 자기 자신한테 매우 짜증이 나는 식.

 후반부 보스는 특히나 먼저 패턴과 공격 방법을 익히며 실패하고, 보스전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면 편하다.

아델리부터 조금 힘들어지는 보스전. 죽으면 자기 자신한테 화가 나는 보스들...

개인적으로 짜증 났던 보스는 아델리와 테러툴라.

 아델리는 공격이 빠르고, 탄이 큰 편이라 묘하게 피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공격에 쓰이는 얼음 기둥이 떨어지는 시간이 있어서 빗나가면 기분이 아주 안 좋다.


 테러툴라는 발판이 일반 점프로는 절대 올라갈 수 없게 해 놓고, 탄으로 얼음 발판을 만들어 올라가야 한다. 공격용 열매는 3층에 떨어진다. 이게 공격 피하랴, 원하는 위치에 생성하기는 힘든 얼음 발판 신경 쓰랴 바쁘다.

 어찌어찌 올라가서 떨어트렸는데 다시 무기를 교체하다가 실수로 열매를 잘못된 방향으로 쏴버리면 빡침이 2배가 된다.
보스 체력이 3칸이라서 3번만 제대로 맞추면 끝나는 것임에도 공격이 피하기 쉽지 않아서 아차 실수하면 죽는다.

더 램지에 등장하는 공격 방식은 총 4가지로...

팝콘 : 벽이나 적, 일부 오브젝트에 쏘면 점프 영역이 생김. 블록 공격 시 수직으로 뜬다.

직사 : 공격용. 블록 공격 시 쏘는 수평 방향으로 발사된다.

물총 : 벽이나 적, 일부 오브젝트에 쏘면 일정시간 고정되는 물방울이 생긴다. 물속에서 공격가능.

얼음 : 일정 거리 앞에 큰 눈 결정을 생성한다. 적의 탄이 맞으면 발판으로 변한다.

 

 '2개씩 짝지어져'있는데, 이를 순환 교체 키를 눌러 교체하는 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 문제는 게임 중에 이를 교체하는 게 헷갈리고, 번거롭다는 것. 교체식이 아니라 R, L 키에 넣거나 하는 식으로 키를 배분하는 게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일부 기믹과 퍼즐은 설명 없이 덩그러니 있어 한눈에 보기 힘든 부분들이 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얼음 블록 생성기로 이전 스테이지에서 발판을 옮기는 큰 블록처럼 줄에 매달려있다. 물총을 쏴서 채운다는 생각을 못하면 막힐 수 있는 구간.

발판의 경우는 역시 물을 채우는데, 이쪽의 문제는 발판 판정이 딱 얼음 부분만이라는 것.

 시각적으로나 기본 상식이라면 ' 발판을 만드는 장치부터 발판이 나오므로 밟을 수 있게 디자인'되는 게 보통인데, 여기서는 장치에서 도트 몇 개 떨어진 얼음 발판부터 판정이 생긴다.

 이 얼음 발판만 나오면 헛점프를 계속하면서 짜증이 2배로 올라가게 만든 부분. 장치 아래 표시기 부분을 차라리 없앴다면 인식하기는 더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게임에서 이동에 숨통이 트이게 해주는 2단 점프는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풀린다.

 전반적으로 널널한 타이밍으로도 게임을 깰 수 있을 만큼 쉬운 조작감을 보여주지만, 마지막 산에서는 아주 정확한 타이밍을 요구한다.
 덩굴에 핀 노란 꽃 (민들레인지 달맞이꽃인지 모르겠지만...)이 가장 빡빡하다. 꽃에 닿을 때 점프를 눌러야 하는데, 눌러야하는 타이밍이 미묘해서 리듬감을 잊으면 떨어지는 일이 빈번한 구간.

꽃을 타고 발사하는 새로운 진행 방식도 추가되는데, 충분히 써먹을만한 퍼즐 기믹임에도 마지막에야 잠깐 나온다.

게임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부분이 전혀 없다.

 조금이라도 플랫포머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조작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적응하기 쉽다. 플랫포머 입문작품으로 괜찮다는 평가처럼  확실히 난이도도 쉽고, 간단한 퍼즐들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더 램지는 메트로배니아와는 다르다. '어디로 가야 해?"식의 길 찾기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다양한 숨겨진 지역이나 퀘스트 서브 스토리 등 부가적인 탐험 요소가 없다.
 비슷하게 필요한 아이템을 얻고 새로운 지역으로 갈 수 있지만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과 달리 그냥 필요한 열쇠를 얻었다 정도.

 가장 아쉬운 점은 게임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라지만 NPC와 관련된 추가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낼만한 요소가 많음에도 포기한 느낌이 강하다.
 간단하고 쉬운 플랫포머를 찾는다면 할만한 작품이지만, 액션성이 강한 메트로배니아를 찾는다면 추천하지는 않는다.

장점
성우진을 기용한 풀더빙.
조작은 패드에 최적화되어 정확하게 동작함.
액션과 퍼즐은 쉽고, 매우 마음에 든다.
이상기후, 기후변화를 아기자기한 이야기에 가볍게 첨가
저장 포인트도 많고 난이도가 낮아 가볍게 즐기기 좋다.
보스 패턴이 얼마없고 체력 적어 클리어가 쉽다.
단점
헷갈리는 무기 교체 시스템.
지나치게 동선을 꼬이놓은 맵. 의미없는 숏컷.
너무 저연령 게임 같아 보이면서 피지컬 구간이 꽤 있다.
맞으면서 깨야하는 곳이 꽤 있다.
메트로배니아를 흉내낸 단방향 플랫포머.
게임 볼륨이 너무 적고 플레이 타임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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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따지고 보면 램지 자체도 성격이나 개체의 특징적인 버릇 같은 세밀한 캐릭터성이 없어 평범하고 밋밋한 편이다. 풀더빙으로 목소리가 주는 개성이 이를 가려주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다람쥐라던가, 마을에서 오지랖 넓은 순박한 동네 청년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과거나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이 없다.

 주인공을 최대한 평범하게 만들고, 타깃을 아동용으로 잡고 최대한 단순하게 접근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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