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잃어버린 조각(박시즈 : 로스트 프레그먼트, Boxes:Lost Fragments)은 도어즈 시리즈를 제작한 빅 루프(Big Loop) 스튜디오에서 만든 퍼즐 게임이다.
도어즈 패러독스가 Doors, 다양한 '문'을 기반으로 이면의 세계를 다룬다면 박시즈는 boxes, 다양한 '상자'에서 단서를 찾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번에 엔딩까지 걸린 플레이 시간은 도어즈 패러독스에 비해 짧은 3.8시간 정도 걸렸다. 하지만, 패러독스는 3가지 챕터의 합본이라는 점을 기억해 보면 단일 게임으로는 거의 비슷한 플레이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은 전설적인 도둑으로 본업을 위해 어떤 대저택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오로라'라는 이름의 누군가가 남긴 미스터리한 카드를 찾게 되면서 갇히게 되고, 이제 빈집 털이보다 저택의 비밀을 풀어 밖으로 나가는 데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는 게 된다.
대표적인 '어디를 눌러야 하는 거야!' 타입의 게임인 포인트 앤 클릭 퍼즐, 더룸 같은 '방 탈출류' 퍼즐게임으로 단련된 유저에게는 전반적인 퍼즐 난도가 낮은 편이지만, 이런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조금 고전할 수도 있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돌리고, 누르고, 끼우고, 맞추면 되는 정도.
조작은 오직 마우스로만 진행되는데, 전작보다는 마우스 조작이나 카메라 편의성 등이 발전해 조작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대신 손목과 마우스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뻐근해질 정도로 많이 누르고 비벼야 할 뿐.
게임은 총 5개의 방을 가지고 있고, 각 4개의 상자 퍼즐을 지원한다.
상자 퍼즐을 풀어서 얻는 '조각'을 찾아서 방에 있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켜 다음 방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말 여러가지 퍼즐을 마주치게 되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난도가 낮아 전반적으로 쉽고 적당하세 풀어나갈 수 있다. 오히려 고차원적으로 어렵게 생각하면 더 막힐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연상하고 풀어나가면 OK.
몇몇 퍼즐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퍼즐 자체보다 단서가 시각적으로 교묘하게 숨겨져 있어서 문제였다. 시간제한도 없고, 정말 느긋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각 상자의 외관이나 퍼즐 테마도 보는 재미가 있다. 시대적으로 아날로그 같으면서도 신비로운 효과들이 함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스며들 수 있다는 것도 이 작품의 맛이다.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주는 그래픽이다. 고정된 상자 퍼즐이라 진짜 상자에 그래픽을 몰빵(?)하면 되다보니 신기한 기믹과 빛효과는 보는 맛이 좋다. 상자가 계속 변하고 퍼즐이 튀어나올 때는 이런 상자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저사양에서도 더 룸처럼 불필요한 효과에 지나치게 넣어서 무거워진 게임에 비교하면 상당히 가볍다.
상자에서 모은 조각으로 방의 마지막 퍼즐을 풀면 '토큰'을 얻게 된다. 토큰을 원반형 기계에 넣으면 다음 방이 열리게 된다.
아쉽게도 완벽한 게임은 아니라서 일부 버그가 있는데, 이 오르골 퍼즐이 대표적이다. 퍼즐을 위해 판을 돌리다보면 타일이 전혀 엉뚱한 위치로 튕겨나가는 문제가 있다.
보이는 것처럼 퍼즐 내 타일 위치는 튀어나오지만, 다행히 퍼즐 자체는 망가지지 않아서 옮기는 것에 조금 신경을 쓴다면 어찌어찌 풀어낼 수는 있다.
버그 자체는 오래된 것 같은데, 출시(24년 2월) 후 2개월 만에 내놓은 버그 픽스가 업데이트의 전부인 걸 보면 앞으로 고쳐질지는 의문.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고뇌했던 퍼즐이 바로 이 미노타우로스다. 어떻게 해도 발리스타(모형이라도 마차에 올린 걸 보면 일반 쇠뇌보다는...)로 방패에 숨은 미노타우로스를 맞출 수 없었고, 열릴만한 상자 퍼즐은 다 풀어서 아무리 둘러봐도 추가 퍼즐이 안보였기 때문.
하지만, 결국 한참을 고민하며 둘러보다가 원형 극장에서 해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내가 못 볼 줄 어떻게 알았을까? 큭.
이와 비슷한 것으로 드래곤의 알이 등장하는 상자 퍼즐에도 있다. 원형돔인지 모스크인지 알쏭달쏭한 건물에 붙은 4개의 오벨리스크인지 모스크 첨탑인지 모를 곳에 붙은 얌전히 붙어있는 존재감 없는 주인장 같은 작은 걸쇠 하나가 말이다.
전체적으로 각 상자가 테마가 있지만, 확실히 이런 테마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 것도 많다. 그냥 상자로만 기억할만한 것들인데 그래도 정리해 보면 이 정도.
우선 방 아니 챕터는 총 5개다.
INITIUM(시작), NEXUS(결합), COGNITO(인식), FRACTUS(파괴), AURORA(새벽)
- 시작은 지구 - 시계 - 곤충과 식물 - 해양
- 결합은 공학 - 에너지 - 증기기관 - 빛
- 인식은 돈 - 음악 - 기록 - 권력
- 파괴는 그리스/로마 - 영국 - 사막 문명 - 중세 판타지
- 새벽은 켈트(바이킹) - 이집트 - 아즈텍(또는 다른 남미 문명) - 일본
... 정확히 저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플레이하고 나서 떠오른 테마가 저렇다는 정도다.
보면 알겠지만, 뭔가 있어보이지만 사실 뭔가 없다. 스팀 내 가이드를 올린 글을 보면 아예 아즈텍은 티키(TIKI-폴리네시아/남태평양 문화) 테마의 상자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듯.
어지간하면 엔딩을 감추겠지만, 엔딩이랄 것도 없는 내용이다. 빈집 털러 들어갔던 도둑이 오로라의 꾐에 빠져 이세계행(... 맞나?)하는 내용. 아니 탈출한다며???
어쩄든 매우 간단한 퍼즐게임이라 그런지 엔딩을 보는 도전과제 달성 유저가 78%를 넘는다. 스팀 게임에서는 나름 높은 편. 뇌에 과부하 오는 게임을 원한다면 피해도 좋지만, 가벼운 퍼즐을 원하거나 퍼즐 게임이라는 거 맛좀 보자는 입문자에게 괜찮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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