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여름인가? 이제 보니 또 겨울인 것 같은(...데 또 태풍 영향으로 비가...) 혼란한 10월을 지나며 클리어한 게임.
로들넛(Loddlenaut)은 미국 텍사스의 2인 인디 개발팀 문 라군(Moon lagoon)에서 제작한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은 우주 해양 관리자로 오염된 외계 행성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더러워진 생물 환경을 복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물고기... 외계 생명체인 로들(Loddle)을 구하고 교감하며, 깨끗한 서식지(바이옴)를 만드는 것은 덤.
기본적으로 쓰레기 해양 행성을 깨끗하게 치운다는 내용으로 기본 방식은 청소 시뮬레이터다.
여기에 약간의 물고기 키우기 요소가 결합된 작품. 게임 내내 너무 익숙한 쓰레기들과 조금 진보한 분리 수거 방식과 재활용 제품을 만드는 모습은 우주 식민지를 가진 미래라기보다 현실에 더 가깝다.
시점은 3인칭으로 스크린샷만 보기에는 뭔가 유아용 게임처럼 보이지만, 조작법이나 이동 방식 그리고, 게임 방식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게임을 자주 플레이한 유저에게는 조작 난이도와 게임 난도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익혀야 하는 기능은 많은 편.
- 로들넛(또는 로들너트)를 제작한 문 라군 게임즈( moon lagoon games )는 인스타를 빼면 홈페이지가 없다. 문 라군을 검색해보면 나오는 건 유칼립투스 관목 식물이 뜬다. 기본적인 홈페이지는 로들넛 페이지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름에 들어간 라군(Lagoon)은 석호(주로 얕은 바다에 모래톱으로 가둬진 짠물 호수)를 뜻한다. - 24년 9월에 스위치 버전 출시와 함께 대규모 업데이트를 했다. 현재 문 라군 게임즈의 유일한 게임. - 키보드가 아닌 게임 패드로 플레이했다. 진동 기능을 지원하기에 조금 단조로운 플레이 감각을 상쇄 시켜준다. |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은 쓰레기를 수집하고, 이를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헬멧에 내장된 스캐너를 사용하면 가장 먼저 위치를 알려주는 게 바로 이 쓰레기들이다. 쓰레기를 거품총으로 수집할 수 있고, 이걸 가지고 재활용 봇에 넣어 유용한 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쓰레기 수집 - 재활용 봇 종류
금속(깡통, 캔, 나사, 기계 부품) - 유리(유리병 계열) - 플라스틱(플라스틱 병, 포장재, 미세 플라스틱 흡입기 내용물) - 음식물(각종 열매) - 전자제품류(건전지, 전자기기)
어디서 많이 본 물건들이다. 게임에서도 한층 가열차고 꼼꼼하게 부담 없이 분리수거를 할 수 있다. (직접 씻을 필요도 없잖아!) 이런 부분은 확실히 분리수거/배출에 대한 교육용으로 쓸만한 게임.
이런 쓰레기를 재활용하면 현장에서 사용할 다양한 장비로 교환할 수 있다. 특히, 산소와 부스터는 가장 먼저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바닷속이 배경인 만큼 산소의 양에 따라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
산소가 없어지면 죽...지는 않고, 기지인 홈코브로 강제 소환된다. 이 과정에서 수집한 쓰레기를 조금 흘리고 오는 소소한 페널티를 받는다.
- 쓰레기 중에 일부는 제작기에서 다른 아이템을 만들 때 사용할수 있다. 주로 로들용 놀이 용품. 초반에 인벤토리가 부족할 수 있는데, 우주선에 모아놨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도 좋다. 오염을 제거한 후 얻는 열매와 묘목은 식물에서 계속 나오기에 무리해서 모을 필요는 없다. |
기지 밖에서는 충전 고리를 통과해서 산소 충전을 할 수 있다.
초반 충전 고리는 기지에 있는 2개가 전부다. 산소가 떨어지면 할 수 없이 기지로 돌아오는 게 필요하며, 왕복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사실 이것 말고도 산소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튜비 멜론을 주는 식물이 뿜어내는 공기 방울을 먹어도 산소를 채울 수 있다. (튜토리얼은 이걸 먼저 가르쳐달라고...)
충전 고리를 만들기 힘든 초반에는 빨리 튜브 산호의 오염을 제거하고 공기 방울을 먹는 것으로 어이없는 산소 부족 귀환을 막을 수 있다.
- 일부 지역에 큰 공기 방울을 쏘는 곳이 있는데, 당연히 공기 방울이 클수록 충전되는 산소량이 크다. 그렇지만 보통은 지역에서 튜비 멜론이 모여있는 장소를 미리 파악하는 게 작업 안정성을 위해 좋다. - 게임 완성도는 상당히 좋고, 한글화도 잘되어 있지만...튜토리얼은 진짜 기본만 가르쳐주고 끝난다. |
쓰레기를 줍는 것 외에 또 해야 할 것은 독성 폐기물 '구프'로 오염된 식물과 지형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이 부분은 청소 시뮬레이터 게임들과 비슷하다. 만능 거품총으로 검은 구프들을 모두 치워내야 한다. 구프를 제거한 식물을 바로 열매를 맺는다.
이 구프는 로들(물고기 생명체)도 오염시킨다.
구프에 오염된 로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며 다른 식물이나 로들과 접촉하면 구프로 재오염 시킨다. 문제는 이 로들이 주인공이 가까이 가면 끈질기게 따라다닌다는 것.
오염된 로들은 '충전 고리'로 데려가서 정화 시킬 수 있는데, 주인공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로들은 깨끗한 서식지-보금자리가 아니면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심지어 음식도 안 먹는다...)
이제 막 청소를 시작한 지역에는 서식지가 멀쩡할리가 없기에 로들을 떼어낼려면 이미 청소한 곳이나 홈코브(기지)로 데려가서 임시 보금자리로 써야 한다.
만약 현재 지역의 청소가 거의 완료 됐다면 로들을 달고 다녀도 상관은 없다. 단지 계속 배고프다고 찡찡거리고... 오염된 식물이나 지형과 닿으면 로들이 다시 오염되는 상황을 주의해야 할 뿐.
- 오염된 로들은 충전 고리 외에 제작 물품 중 하나인 '정화 폭탄'으로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별 쓸모가 없다. 초반에는 재료가 부족하고, 후반부에는 만들바에 그냥 거품총 쏘고 말지라는 귀차니즘이 사용을 막았다. 실제 정화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안만들어도 게임 클리어에는 상관이 없다. |
로들은 생태계 회복을 상징하는 생명체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고통받았지만, 주인공의 노력으로 다시 보금자리를 찾고 개체수를 늘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녀석들은 새끼로 시작해 고치를 거쳐 다양한 개체로 변이 하며, 안정적인 보금자리에서는 알을 낳는다.
시작지점을 비롯해 각 지역에는 이라고 해서 로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거주 가능한 로들 수에 한계가 있으니, 간혹 찾아갔을 때 해당 지역에 적응하지 못하는 로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게 좋다.
- 로들은 주인공이 가까이 가면 반갑게 맞이한다. 이때 불만 또는 만족감을 말풍선으로 보여주는데, 너무 짧게 뜨는데다가 3인칭 시점이라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나마 확인할만한 건 로들이 모인 아이콘(해당 서식지에 로들이 꽉참), 노란물고기에 배에 번개 표시(배가 고픔) 같은 식. 기분이 나쁘거나 서식지가 불만족스러운 경우에는 로들의 표정이 슬픈 모습으로 바뀌기에 이쪽은 확인이 쉽다. 기지에도 로들을 20마리까지 넣을 수 있지만, 좁고 먹이가 부족해 금방 로들의 기분이 안좋아진다. 임시로 로들을 데리고 있다가 큰 서식지를 확보하면 이주 시키자. - 헬멧 스캐너 키를 짧게 톡톡 누르면 분홍색 효과와 함께 신호음이 되는데, 로들이 가까이 있으면 이걸 따라한다. - 후반부 과제 중에 '로들 안아주기'가 있다. 키는 쓰레기 놓기(E 또는 LT/L2)를 사용한다. 왼쪽 하단에 있는 쓰레기 칸 중 하나를 빈칸을 만들고, 선택 후 로들과 상호작용 상태에서 해당 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끝. 그럼 짧은 왼팔을 내밀고, 로들이 머리를 들이밀게 된다. 이걸 왜 게임 내에서 바로 알 수 없고, 유저가 사용키 설정을 찾아봐야하는가 싶을 정도로 튜토 이후는 불친절하다. |
로들의 변이는 12개 정도인데, 게임을 클리어할 때까지 모든 변이를 보기는 쉽지 않다.
해외 사이트에 따르면 변이에 영향을 끼치는 건 음식(먹이가 되는 열매 또는 주인공이 만든 수제 간식)이라고 한다. 도전과제 때문이 아니라면 조합을 찾아가며 만드는 일은 고난의 길이 아닐까 싶기도...
기본적으로 로들 먹이로 식물에서 얻는 열매를 쓰는데, 로들마다 좋아하는 열매가 다르다.
... 제작 스테이션에서 만드는 음식도 재료가 넉넉해진 이후에 시도하는 거라서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보너스 게임 정도로 시도해 볼 수 있다.
게임 진행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미니맵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이게 정말 답답한데, 메뉴를 열어 나오는 전체 맵에서 희미한 시야표시와 나침반이 방향 잡기의 전부다. 여기저기 청소하고 다니다 보면 거기가 거기 같아서 길을 잃는 일이 많다. 더구나 심해나 오염이 심한 지역은 시야 거리마저 짧아져 당황스럽다.
지역을 정화하면 빠른 이동이 생기고, 부스터 식물을 통한 빠른 이동 통로도 생기지만... 일단 청소 전에는 위치도 뭣도 알 수 없다. 초반에는 정말 답이 없다.
- 익숙해지면 지형을 어느 정도 외우게 되고, 먼저 산소 확보가 가능한지 확인하게 된다. 그래도 전체 맵을 확인하면서 진행하는 소소한 답답함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맵 또는 구역을 다 돌아다니며 탐험해야 직성이 풀리는 유저에게는 더더욱 귀차니즘과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 |
하지만, 그런 불편함과 약간의 부실함에도 로들넛은 매우 괜찮은 인디 게임이다.
무거울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내면서도 캐주얼한 게임성에 어색하지 않고, 심해 탐험의 부담감이나 공포심을 많이 줄여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 분위기를 만들었다. 귀엽고 다채로운 로들과의 공존 등 가족용 게임으로 괜찮아 보이는 작품.
장비 추가와 업그레이드 요소로 단계별로 차근차근 행성을 청소해 깨끗하게 만드는 작업은 초반의 아쉬움이 점차 반복 작업으로 인한 묘한 만족스러움을 준다.(...?!)
다양한 기능을 대부분 기본 조작키에 넣어 상황에 따라 바꿔 쓸 수 있는 방식으로 복잡함을 최소화해서 조작감과 시야에 익숙해지면 적응하기는 편하다.
오히려 9시간 정도의 짧은 플레이 타임과 행성 하나만 대상이라는 점이 엔딩을 본 이후에는 막 재미있어졌을 때 끝난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하고 싶냐고 하면 그건 또... 흠. 복잡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기에 단조롭다. 엔딩을 본 후에는 로들 변이를 제외하면 딱히 할 일도 없다.
라디오 방송이나 스트리밍을 들으며 조용히 탐험하며 즐길만한 게임이나 아이들과 함께 할만한 게임을 찾는다면 권해볼 만한 게임이다.
- 평균적인 플레이 타임은 빠르면 3시간. 느긋하게 플레이하면 7시간 정도라고 한다. |
* 지역을 완벽하게 정화해도 오염도가 오르는데, 계속 위에서 쓰레기가 떨어지기 때문(... 인간...)이다. 가끔 가서 스캔하고 치워주면 100%를 유지할 수 있다.
** 레이더 부스터는 맵이 그렇게 크지 않으니 조금 늦게 올리는 게 좋을지도... 레이더에 걸리는 쓰레기와 범위가 늘면 게이머의 강박증이 고개를 들기 때문...
*** 숨겨진 동굴이 꽤 있다. 그중에 거대 로들이 있는 곳이 있는데, 뭔가 숨겨진 기능이 있는 듯. 일단 별 나무가 있고 식물을 2개 더 심을 수 있는 장소는 식물 성장 능력이 있는 로들이다. 유기물 뽑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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