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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일반

아라가미(Aragami)

by infantry0 2018.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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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미LINCE WORKS에서 제작한 3인칭 시점의 잠입 액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야미코'라는 소녀가 소환한 아라가미가 되어 적을 해치우고, 잡혀있는 야미코를 구하는 게 목적인 작품.

 ...이지만 조금만 플레이 해보면 아라가미의 기억이 살아나면서 조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만,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쉽게 알 수 있는 수준.


 지난 번 험블번들에서 구입했었던 게임이다. 최근에 온라인 게임 위주로 플레이를 하다보니 결말이 있는 게임을 하고 싶어서 고른 작품. 간단한 게임 같아서 골랐는데 플레이를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연말이다 연초다 바쁘기도 했고, 집중하기 힘들게 만드는 게임 자체의 문제도 있었으니...


한글화한 분들에게 압도적 감사

- 팀 한글화의 궤적에서 유저 한글패치를 내놨었다. 현재 최종 버전은 1.01버전.

 한글화 덕분에 스토리를 알기 쉬운 장점은 있지만 말투라던가 일부 지문이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도해 조금 아쉽기도...


- 아라가미(荒神 / 황신)가 대체 뭔가 해서 찾아봤지만, 보통은 일본의 조왕신 부엌을ㅡ또는 부엌의 불씨ㅡ 수호하는 신이라고 한다.

 일본 고쿠가쿠인 대학의 한국어 웹페이지에 있는 신도 설명에 따르면 '아라가미는 산포코진(三宝荒神, 삼보황신) 으로도 불리는 불의 신이나 토지의 신'이라고 한다. 집 안에서는 불의 신, 아궁이 신이고, 밖에서는 토지, 지역의 수호신이라고...

 삼보황신은 불교의 수호신인데 게임 안에서 나오는 복수나 대결의 신 같은건 없는 듯.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난폭한 신, 거칠고 사나운 신이라는 식으로 일본 소설이나 게임에서는 일컬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다면 댓글을 굽신굽신.

 그래픽은 카툰 렌더링으로 그려졌으며, 투박하기는 해도 제법 마음에 든다. 하지만 모션이나 질감이 심하게 딱딱한 느낌이 강하고 그래픽에 비해서 사양 역시 과하게 요구한다.


 아라가미는 일본풍 세계를 배경으로 닌자형 캐릭터로 진행되는 작품으로 원래 제목은 'Twin Souls : The Path of Shadows'라고 한다. 찾아보니 초기에 제작사ㅡ스페인 제작사라고...ㅡ가 '천주'와 '포탈'을 결합시킨 작품을 선보인다고 했던데 결과적으로 잘 버무리긴 했다.


 단지... 게임을 시작하기 전 트레일러를 보고 천주나 어쌔신크리드의 부드러운 플레이 방식과 자유로운 암살 게임을 기대했다면 플레이를 시작하자마자 멘탈을 산산조각 나게 하는 게임 스타일이 좀 문제.


  먼저 이 게임은 '전투'가 불가능하다. 일 대 다수의 전투나 1:1이 버겁다는 수준이 아니라 그런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베기나 휘두르기 같은 요소가 없다는 것.


 아. 그리고, 아라가미는 수영을 못한다. 물에 떨어지면 게임 오버. 적에게도 칼질 한방, 화살 한방에 눕는다.


응. 이거 사기야.

 잠입 게임이라고 해도 보통 전투를 벌여서 살아남거나 최소한 주먹질이라도 하는 잔재미가 있지만아라가미는 그런 부분을 아예 넣지를 않았다. 칼을 맞부딫혀 휘두르고 겨루기가 나오는 건 인게임 컷씬에서만 나온다.


 적을 죽이는 것은 오직 암살하거나 트랩형 스킬을 사용해 몰래 죽이는 것만 지원. 그래도 닌자라고 쿠나이를 던지는 원거리 공격도 있지만 그것도 통상 공격 같은게 아니라 제한된 스킬일 뿐이다.

 암살하는 맛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 천주에서 느끼던 손 맛을 제법 잘 재현했다.

 다만, 지형을 활용해 지붕 위나 토리이에서 점프해서 암살하는 정도가 큰 기술이고, 그 외에 어쌔신크리드처럼 화려한 암살 기술이 아예 없다. 암살 모션도 다양하지 않고... 


 암살 할 때 정직하게 한 명 찌르고 다음 녀석 찌르는 수준. 암살 모션의 동작이 커서 먼저 찌른 녀석이 쓰러지는 도중에 들키면 거의 얄짤없이 죽는다.


더구나 적은 빛의 검으로 검기를 쏘아내서 어지간한 경우에는 도망치는 것도 어렵다(...)


 중반 이후에는 그림자 이동으로 빠르게 움직이면 아슬아슬하게 도망칠 수 있기는 하지만 타이밍을 놓치거나 길이라도 막히거나 하면 얌전히 재시작 해야 한다.


- 그래픽만 보면 패드로 플레이해야 재미있을 것 같지만, 답답한 시점과 조작법을 경험하면 곧바로 키보드 + 마우스로 회귀하게 된다.


- 벽에 밀착하는 모션과 픽킹(엿보기) 기능이 없다. 이런 상태로 플레이하고 있으면 천주가 얼마나 명작이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 그림자 안에 있으면 들키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않아 있을 때 뿐이다. 그림자 안이라도 서있으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

- 자동 저장을 지원하다. 죽으면 마지막 체크 포인트에서 부활하는데, 이 체크 포인트 위치가 좀 미묘하다. 애써 다 암살하고 다음 체크 포인트에 가기전에 죽으면

대신에 게임 중 숨겨진 두루마리를 모아서 다양한 능력을 개방하면 게임은 매우 쉬워지는 편.


 그림자를 사용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포탈처럼 그림자 사이를 순간 이동하거나 그림자에 숨어서 은신하는 모습은 캐릭터성을 강화하고, 특이한 게임 스타일을 만들긴했다.

 조금 더 다양한 스킬과 퍼즐 요소가 있었으면 전투가 없어도 잠입 퍼즐 어드벤처구나 했을텐데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암살의 재미

 기술을 얻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학살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조작감과 시점, 엉뚱한 판정이 겹치면 죽는 일이 다반사.


- 그림자 기술을 사용하고 나면 사용 가능 회수가 줄어드는데, 이를 채워주는 기술도 있다.

 두루마리를 모아서 언락하는데 사용법은 적 뒤에서 스페이스바를 꾹~눌러서 발동시켜야한다. 짧게 누르거나 게이지를 모으다 끊어지면 그냥 뒤에서 암살이 나갈 뿐.


 스토리라도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지만, 무슨 이유인지 동영상은... 렉이 발생해서 버벅거리고 싱크가 틀어진다. 이건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에서 흥미도를 반토막 내버리는 요소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래도 게임 자체가 아주 재미없는 편은 아니었던지라 엔딩까지 보게 만들었지만...


마음에 드는 배경도 꽤 많다.

푹찍 자체는 꿀잼나도 한방 너도 한방

 다양하게 준비된 스테이지와 스테이지를 거듭하면서 등장하는 새로운 적들. 그리고, 그런 적과 지형을 넘어 해결하고자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은 나쁘지 않은 편.

 조작감과 시점에 욕을 하면서도 꾸역꾸역 깨도록 만드는 재미는 있다고 할까?

 빛의 장막을 깨기 위해 여러 번 죽어가며 최적화된 동선을 찾는 반복 플레이는 의외로 할만했다.


등짝 등짝을 보자.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엉성한 느낌이 드는 스토리와 보스전, 버그들이 또다른 난적이었다.

 중간 보스 히카루와 전투에서는 첫 번째 구슬을 깨고 나서 나오는 힌트용 대사가 엉뚱한 시점에 나와서 한참을 죽어야했다.


- 히카루는 2번째 공격 시 지형을 이용해 2층에서 에어리얼 공격으로 구슬을 공격해야한다.

 부하들이 살아있으면 상당히 고달프니 첫번째 등짝 공격을 하기 전에 우선 부하를 모두 해치우고 히카루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 반복 플레이하면서 적의 위치나 동선을 익히는 게임 스타일. 그 정도 정보만 있으면 암살 자체는 식은 죽 먹기.

  마지막 보스전에서는 힌트도 없는 상태에서 여러번 죽어가면서 대응할 방법을 찾았으며, 마지막의 마지막에서는 아예 버그가 발생해서 눈물을 머금고 재시작을 해야했다.


감흥이 없다.스페냐드 센스

전체적으로 인디 게임의 투박함이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암살과 잠입에 특화되어 있으면서도 불편한 시점/시야 처리와 다양하지 못한 모션, 기대와 전혀 다른 게임 스타일. 두루마리로 스킬을 배우면서 급격히 낮아지는 게임 난이도 등 단점이 더 눈에 들어온다.


 나쁘지 않은 스테이지 구성과 길찾기. 그리고, NPC를 상대하면서도 실수로 한 방에 죽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 암살과 스킬로 풀어나가는 게임 방식은 장점이라고 할만하다.

 암살하는 맛에 집중하고 싶다면 나쁘지 않지만 하드코어 유저가 아닌 일반 유저라면 추천은 못할 작품.


그리고, 클리어 보상인 '가면'이 너무 구려!!

- 별다른 팁이 필요할 만큼 게임이 어렵지는 않다. 두루마리를 빨리 모아서 스킬을 빨리 해제하고, 죽어가면서 지도를 만들 듯 반복 플레이에 신경쓰지 말라는 정도. 지나치게 평범한 시점과 답답한 조작감이 자체적으로 난이도를 올릴 뿐.


- 스토리나 캐릭터 모두 별로였다. 점차 진실을 알아가는 방식이지만 그 사이에 느껴지는 의혹과 불신, 긴장감은 거의 안느껴졌으며, 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서술이 그냥 잡몹 취급이다보니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 같아서 불필요해 보일 정도.

 그럼에도 스토리 후반부에 중요한 역할까지 떠 안겼으니...원.

정말 뭐한걸까? 스토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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